[십자가칼럼] 이선균 두 아들을 생각하며 ...“룩아! 룬아! 힘내”

[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239] 아들 앞에 선한 아빠이고 싶은 그 마음/ '마약 범죄자 아빠의 아들’ 프레임 벗겨줘야/

2023-12-31     나관호 목사

【뉴스제이】 배우 이선균이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는 CNN, BBC 등 주요 외신에서도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배우 이선균이 사망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될 정도로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다가 내 마음이 안타까움으로 나타난 것은 부인과 두 아들을 보면서였습니다. 아마, 아들들이 제일 힘들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따가운 시선이 있었을 것입니다. 나는 이 부분이, 아들 앞에 선한 아빠이고 싶은 그 마음이, 이선균이 죽음으로 결백을 알리고 싶은 결정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생각하면 생을 마감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결국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그래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 생각했어야 합니다.

아마도 이선균 배우는 죽음으로 자신의 결백을 말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약 두 달간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아왔고 마약 정밀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는데, 그에게 씌여진 ‘마약 범죄자’라는 ‘프레임’입니다. 이선균은 계속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주홍글씨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측은 공범들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대신 비공개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이선균의 체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으니, 주홍글씨 프레임을 벗겨 놓고 그를 대했어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보십시오. 증거가 없는데,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가족이 범죄자 낙인이 찍힌 취급을 받는다면.......여러분은 거품 물고 항변할 것입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의 진술만으로 범죄자가 되어있고, 생을 마감하기 전날은 왠 유튜브에서 음성파일이 공개되어 주홍글씨에 빨간색을 덧칠했고, 결국 이선균은 생을 버렸습니다. 

나는 이번 불행한 일을 보면서 이선균의 두 아들 시각에서 상황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 또한 딸 둘을 둔 아빠니까. 아빠는 자식 앞에서 만큼은 좋은 아빠이고 싶은 것이 아닐까요. 

‘두 아들이 얼마나 힘들까’
‘아들이야 말로 죽고 싶을 지경일거야.’
‘학교 가기 싫겠지’
‘우리 아빠는 그런 사람 아니야라고 소리치고 싶겠지’
‘아빠! 왜 죽었어. 나 어떻게 하면 좋아, 하고 있겠지’

우리 사회도, 언론도, 경찰도, 진술 여성도, 그 누구도 두 아들의 입장이 된 사람은 없습니다. 두 아들들 얼굴도 장례식 모습에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이제 두 아들은 ‘마약 범죄자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빠를 가진 아들’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어찌합니까. 

“룩아! 룬아! 힘내거라. 너희들은 씩씩하게 살아야 해.”
“아무 문제 없어. 예전과 똑같이 살아야 해.”
“커서 변호사나 검사되며 좋겠다.”
“공부 열심히 하고, 마음 강하게 먹고 살아야 해.  
"목사님이 기도 많이 할께"

인식의 방법인 '프레임'(Frame)은 '기본 틀ㆍ뼈대'라는 뜻으로, 생각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생각의 처리 방식을 공식화한 것을 뜻합니다. 프레임을 '마음의 창'에 비유되곤 하는데, 어떤 프레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해석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선균의 두 아들에게 씌여진 주홍글씨, ‘마약 범죄자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빠를 가진 아들’이라는 ‘프레임’을 우리 사회가 벗겨주어야 합니다.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여러분과 내가 아들의 마음에 자유가 임하도록 행동하고, 기도하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발행인 및 대표 / 치매가족 멘토 / 작가,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독교윤리실천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