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칼럼] 작은 만남과 선택 그리고 행복

[나관호목사의 행복발전소 252] 길거리 야채 파는 할머니와의 만남/ 우리 부부, 지극히 작은 사람과의 만남 좋아해/

2024-07-07     나관호 목사

【뉴스제이】 인생은 ‘만남과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길입니다. 사람과 단체를 만나고 선택 후 결과를 얻으며 행복을 누립니다. 물론 내가 원치 않는 누군가에 의한 선택으로 불행을 겪기도 합니다. 내가 말하는 ‘인생은 만남과 선택’이라는 정의는 일반적인 것을 말합니다. 

주말에 모이는 포럼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연속적으로 나가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조건과 환경 묻지 말고 눈을 딱 감고 아내와 함께 참석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같은 날짜, 같은 시간에 꼭 만나야 하는 약속이 생겼습니다.

집사람과 나에게는 인생관과 믿음을 실천하는 의도적이고 습관적인 행동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길거리에서 콩이나 야채를 파는 할머니에게서 콩, 상추와 호박, 오이와 고추 같은 것을 사는 삶입니다. 의도적으로 마트보다는 할머니를 찾아가 사려고 노력합니다. 사실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삶입니다. [참고기사[십자가칼럼] 치매환자 가족을 응원합니다 ]

관심을 적게 받는 사람,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 지극히 작은 사람을 우리 부부가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예수님이 지금 오신다면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사실 것이라는 가치관 때문입니다. 

몇주전 주말, 집사람이 길을 걷다가 야채 할머니를 발견하고 기쁜마음으로 달려 갔습니다. 팔리지 않는 야채들이 가득했습니다. 할머니는 싼 값에 상추와 호박잎을 팔고 계셨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먹겠다는 생각보다 반사적으로 아채를 한가득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금이 부족해 돈을 다 드릴 수 없었습니다. 안쓰럽게 앉아 계신 할머니를 보니 가득 넘치게 팔아 드린 것입니다. 그래서 외상으로 일부를 샀고, 다음 주 같은 시간에 만나 돈을 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아내는 양손에 한가득 야채를 들고 들어오더니 말했습니다.
“오늘은 오이에 상추 넣어 야채 샐러드 드세요? 호호호”
“샐러드 좋지. 근데 뭐가 그렇게 많아?”
“할머니한테 호박잎과 상추 샀어요. 현금 없어 외상으로요”
“외상? 호박잎! 호박이 아니고?”
“몇천원만 드리면 되요. 또 더 사면 되지요”
“그럼, 만원드려. 할머니는 천원도 귀해.”

아내는 호박잎은 대쳐서 밥을 싸서 먹으며, 아채 할머니에 대해 웃음을 가득 채워 말했습니다.
“그 할머니 뵈는데, 맘이 많이 끌렸어요”
“잘했네. 그분이 예수님이신지 몰라. 예수님은 낮은 자로 오셔”
“맞아요. 다음 주 같이 나가서 할머니 만나요.”
“그럽시다. 좋지. 예수님 만나야지. 하하하”

그런데 행복한 웃음을 짓다가 생각해 보니 그날은 포럼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날짜와 시간이 겹쳤습니다, 아내에게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우리 부부는 고민에 빠졌고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모임과 만남 전날 밤, 우리 부부는 할머니와의 만남을 가기로 선택했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 야채 할머니가 얼마나 집사람을 기다릴지 잠작이 갔기 때문입니다. 마은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나는 야채 전부를 떨이로 사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기뻐하실 것 같았습니다. 

마태복음 25장을 보면, 양과 염소를 나누시며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다” (마 25:31∼46)라고 교훈하십니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할머니를 선택하고 나니 행복한 마음이 들어왔습니다. 더구나 작은 자, 낮은 자로 오실 예수님은 만나다는 생각을 하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포럼이야 많은 사람들이 오는 자리이니 우리 부부가 없어도 되는 것이고..... 

참 감사한 선택이고 만남이었습니다. 기대감마져 생겼습니다.

주말, 우리 부부는 지극히 작은 자로, 낮은 자로 오실 예수님을 만나러, 아채 할머니를 만나러 ‘출발’했습니다.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발행인 및 대표 / 치매가족 멘토 / 시인, 작가,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 / 지구촌기독교부흥선교협의회 공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