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대사는 ‘대북 강경파’로 불려/
【뉴스제이】 배하진 기자 = 커밍아웃 외교관,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한국에 도착해 본격적으로 대사 업무를 수행한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우리는 글로벌 파트너로서, 동맹으로서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번영과 안보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주한미국대사로 임명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도착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양국 관계의 중요한 순간에 미국 국민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표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의 부임으로 약 1년 6개월간 이어져 온 주한 미국대사 공백 상황도 해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임명했던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이임했고 이후엔 공관 차석이 대사 업무를 대리했다.
한국에 부임하기 앞서 골드버그 대사는 볼리비아, 필리핀, 콜롬비아를 거쳤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09년 6월부터 2010년 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이행조정관(Coordinator for Implementation of UN sanctions on North Korea) 조정관으로서 제재 이행을 총괄하고 국제 협력을 조율하기도 했다. 이어 2010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4년 동안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Intelligence & Reasearch) 국장(차관보급)을 지냈다.
골드버그 대사는 ‘대북 강경파’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4월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이라 칭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미국의 비확산 목표와 부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대비 등을 위해 우리 정부 고위당국자들과 만나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킨 것에 맞춰 기존의 군사 동맹을 굳건히 하고 동맹의 범위를 경제안보로 확장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부인은 없다. 대신 동성 파트너가 같이 온다. 골드버그 대사는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힌 커밍아웃 외교관이다. 통상 배우자 포함 가족과 함께하는 국무부 취임 선서도 혼자 했다.
골드버그 대사를 보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을까. 지난 7일 방한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짧은 일정 중 따로 시간을 내 국내 성소수자들과 만났다.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 씨와 함께 성 소수자들을 지지한다는 의미의 무지개 깃발을 미국 대사관저에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