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칼럼] 선교지에서 받은 부고(訃告) ... 심장 수술 명의 임청 교수 별세
[헌정칼럼] 선교지에서 받은 부고(訃告) ... 심장 수술 명의 임청 교수 별세
  • 최민기 목사
  • 승인 2024.09.05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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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기 목사(과테말라 선교사)의 헌정과 고백/
서울대의대 흉부외과 故 임청 교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무료 수술 ... 의료선교/
임청 교수

【뉴스제이】 얼마 전 사촌형의 부고[訃告] 소식을 받았다. 그는 서울대의대 흉부외과 교수이자 심장 수술의 명의로 인정받았던 故 임청 교수다. 그는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각지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무료 수술 등으로 의료선교에도 앞장서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기사 임청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별세]

청이 형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듣고 자랐다. 하루는 우리집에 놀러와 첼로전공인 누나에게 잠깐 레슨을 받았다. 생전 처음 만져보는 첼로이지만 잠깐 배우고 그 자리에서 간단한 동요를 연주했다.

누나는 음악에도 천재라고 했다. 이런 독보적인 천재가 집안이 있으니 큰 자랑거리였지만 어린 시절 나에게 형은 콤플렉스 그 자체였다. 공부를 잘하지 못한 나에게는 늘 비교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청이 형 처럼 책을 읽어야 해, 청이형 처럼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해, 청이 형 처럼 일찍 자고 일찍일어나야 해!” 

‘청이 형 처럼… 청이 형 처럼…’

청이 형은 내 인생의 롤모델이었지만 넘을 수 없는 높은 산이었다. 

청이형 서울대 졸업식.    ⓒ최민기

그런 그가 57세의 젊은 나이에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이 세상에는 하루라도 더 살아 세상에 덕이 되는 사람이 있고, 하루하루가 민폐인 사람도 있다. 청이형은 평생 의술을 연구하고 환자를 치료하며 후학을 양성한 참 의료인이자 교육자였다. 오래살면 살 수록 세상에 공헌하는 것이 더 많을 인재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심장수술 후 혼수상태에서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했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하나님은 그를 일찍 그분의 품으로 부르셨다.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지만 아픈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청이형 대학시절 우리가족과 함께.    ⓒ최민기

어린시절 외할머니댁에서 나와 놀아주던 형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당장 뛰어가면 대청마루에서 책을 읽던 형의 모습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진다. 이렇게 헤어질 줄 알았다면 선교지로 나오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만나 마음을 나눌 것을… 아프고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헌정의 글을 남겨본다.

“청이 형! 이제 아픔도 슬픔도 눈물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 예수님이 그 동안 수고했다며 꼭 안아 주실거에요.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또 만나요.”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계시록 21:4)

최민기 목사(과테말라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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