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건립 예정 펜싱체육관을 '오상욱체육관'으로/
【뉴스제이】 배성하 기자 = '펜싱 황제’ 믿음의 아들 오상욱 선수(대전시청)가 한국 선수단에 2024 파리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선수가 개인전에서 올림픽 정상에 선 건 처음이다.
펜싱 사브르 오상욱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로 ‘그랜드슬램’을 이뤄낸 가운데, 그의 ‘금빛 실력’과 함께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매너까지 찬사를 받고 있다.
오상욱은 28일,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에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를 15대 1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한국 펜싱의 5회 연속 올림픽 입상 기록을 이어갔다. 동시에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오상욱은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까지 손에 넣으며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3년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린 대표팀 막내 오상욱은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결승 상대 페르자니는 세계 1위 지아드 엘시시(이집트)를 잡으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오상욱 앞에선 잠잠했다. 오상욱은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과 함께 단체전 3연패와 한국 펜싱 첫 2관왕을 노린다.
오상욱의 경기를 뜬눈으로 지새우며 지켜본 이가 있다. 학창 시절 그를 후원했던 시민모임인 대전의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든 이건표 회장이다. 모임의 시작은 작은 관심에서 비롯됐다. 대전시교육청에서 소년체전 담당장학사를 하던 이건표 회장이 운동 능력이 탁월한데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운동에 전념하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차에 지인들과 함께 십시일반 뜻을 모으면서 지난 2009년 1월 ‘운사모’가 탄생했다.
‘운사모’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고교 운동선수들에게 매달 2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현재까지 50여명의 장학생에게 5억원 넘게 후원했다. 오상욱도 2011년 중3 때 장학생으로 선발돼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원을 받았다. 오상욱이 파리에 가기 전에 통화했다는 이 회장은 “상욱이가 자신 있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2관왕을 했던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처럼만 실력 발휘하라고 했다”며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 올림픽 2관왕을 달성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운사모’ 출신은 또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사상 첫 필드 종목 메달을 노리는 ‘스마일 점퍼’ 높아뛰기의 우상혁 선수다. 오상욱과 96년생 동갑인 우상혁도 중3 때부터 후원을 받았다.
‘운사모’의 작은 날갯짓은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로 돌아왔다. 최연소 카누 국가대표인 이민 선수(인천아시안게임 은메달)를 비롯해 탁구 국가대표 안재현 선수(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동메달) 등이 ‘운사모’가 배출한 스타 선수들이다.
한편, 오상욱은 대전에서 태어나 매봉초와 매봉중, 대전송촌고를 거쳐 대전대를 졸업한 대전 토박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펜싱종주국 프랑스에서 금빛 찌르기를 보여주신 오상욱 선수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메이저 국제 대회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 달성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상욱 선수에게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대전시가 새로 지으려는 펜싱체육관 이름을 '오상욱체육관'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펜싱 스포츠 확산에 시가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배성하 기자(뉴스제이 '총괄이사' 국장 / 에프원시큐리티 경영총괄 이사 / 말씀치유회복사역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