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영화 ‘승리의 시작’ 나온다 ... “위기의 다부동 전투서 기도”
백선엽 장군 영화 ‘승리의 시작’ 나온다 ... “위기의 다부동 전투서 기도”
  • 나관호 발행인
  • 승인 2024.10.14 0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순도 감독, 내년 여름 개봉 목표로 제작 중/
백 장군 실제 전투 현장 방문, 당시 상황 증언/
다부동 전투 절망적 상황,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
하나님과의 약속 지키려 교회에 열심히 출석/

【뉴스제이】 이승만 대통령 영화 《기적의 시작》(감독 권순도)에 이어,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 4성 장군이며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의 다큐멘터리 영화 《승리의 시작》(감독 권순도)이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선엽 장군이 다부동 기념비 앞에서 소회에 젖은 모습.       ©권순도 감독
백선엽 장군이 다부동 기념비 앞에서.       ©권순도 감독 제공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독립 영화를 꾸준히 제작해 온 권순도 감독이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에 이어 또 한 번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스크린으로 옮긴다.

권순도 감독은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2003년부터 백선엽 장군을 자주 만나 교류하고 촬영해, 백 장군에 대한 희귀한 기록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군의 인터뷰는 대부분 그의 사무실 또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뉴스제이 DB
제대 직후인 2003년 아버지 소개로 처음 백선엽 장군을 만난 권순도 감독. 20년 만에 이 만남은 영화로 열매를 맺었다.    ©권순도 감독
제대 직후인 2003년 아버지 소개로 처음 백선엽 장군을 만난 권순도 감독. 20년 만에 이 만남은 영화로 열매를 맺었다.    ©권순도 감독 제공

백선엽 장군은 생전 여러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했으나, 그가 직접 전투 현장에 가서 당시 상황을 설명한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백 장군의 인터뷰는 대부분 그의 사무실 또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권 감독은 특별한 기회로 백선엽 장군 생전에 함께 임진강을 비롯해 임진각, 파평산, 다부동, 지리산 등 전·후방 전투 장소에 가서 백 장군이 6·25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존 틸렐리 예비역 미군 대장(4성 장군)과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한 모습.     ©권순도 감독
존 틸렐리 예비역 미군 대장(4성 장군)과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한 모습.     ©권순도 감독 제공

권 감독은 이번 작품을 위해 미국 주요 인사들과도 많은 접촉을 했다. 동생을 통해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손자·손녀와 접촉했고, 백 장군과 생전 많은 교류가 있었던 미국 3·4성 장군 등을 인터뷰해 작품의 권위와 객관성을 높였다.

이번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독립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수많은 스태프와 장비를 동원한 대형 전투신을 촬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1950년 8월 다부동 전투 상황도 세밀하게 복원했다.

영화 속 위기의 다부동 전투에서 기도하는 백선엽 장군.       ⓒ권순도 감독 제공
대규모 인원들이 참여한 영화 속 다부동 전투 신.      ©권순도 감독
대규모 인원들이 참여한 영화 속 다부동 전투 신.      ©권순도 감독 제공

국군과 인민군 군복, 당시 사용된 총기와 소품들까지 세밀하게 준비, 마치 1950년으로 돌아간 듯한 생동감을 전한다. 권순도 감독의 철저한 준비와 많은 인원의 협력 덕분에 독립영화에서 볼 수 없는 대규모 전투 장면들이 재현됐고, 숲속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도 촬영됐다.

6·25 전쟁 초기, 압도적인 공산군의 병력과 화력에 밀려 후퇴하던 국군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최후의 방어선을 지키던 중 다부동 전투가 한창 벌어지던 1950년 8월 21일. 다부동 전선의 우측방향에 있는 천평동 계곡에 위기가 찾아왔다. 천평동계곡을 지키는 미군이 철수하면 다부동전선은 무너지고 곧바로 대구가 적의 수중에 들어갈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미군 마이켈리스 대령으로부터 “한국군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싸울 의지가 있느냐”는 다급한 전화를 받은 백선엽 장군은 “잠깐 기다려달라. 현장에 나가 직접 확인하겠다”며 다부동으로 급히 지프를 타고 전투 현장으로 달려간다. 

백선엽 장군의 대역 모습.   ©권순도 감독
백선엽 장군의 대역 모습.   ©권순도 감독 제공

이러한 다급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백선엽 장군은 무릎을 끓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하나님,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번의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주신다면 앞으로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따르겠습니다.” 그때까지 교회를 열심히 다니지 않았던 백 장군은 그 날 기도 이후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후에 영락교회 안수집사로 시무했다.

후퇴하는 병사들을 모아 놓고 연설한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이제 우리가 갈 곳은 바다밖에 없다!”, “더 이상 후퇴하면 망국이다”, “내가 선두에 서겠다. 내가 후퇴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가슴을 울리는 백 장군의 호소는 후퇴하던 국군 병사들에게 큰 감동을 줬고, 결국 병사들은 용기를 내 반격에 나서 전세를 역전시키고 승리를 거뒀다. 최후의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낙동강을 지켜낸 국군은 유엔군의 부산 상륙을 원활하게 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9월 15일 인천상륙 작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된다.

백선엽 장군은 생전 “진짜 영웅들은 내 지휘에 따라 전투하며 전사하고, 희생당했던 내 부하들”이라며 “나는 오래 살면서 누렸지만, 그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뜻을 여러 번 전했다고 한다.

권순도 감독은 영화 《승리의 시작》을 통해 백 장군을 비롯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수많은 민간인들, 소년병, 학도병 이야기도 함께 담아내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다부동 전투에 참여했던 소년병 박성규 선생과 기념촬영을 한 모습.    ©권순도 감독

한편, 백선엽 장군은 1960년 대장으로 전역한 뒤 외교관과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장관 재직 시절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또한, 국방대학교 사상 첫 명예군사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8군사령부는 전쟁 당시 한국 방어에 있어 탁월한 업적을 달성했다는 공로로 2013년 명예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백 장군이 6·25전쟁 당시 겪은 일화 등은 미국 국립보병박물관에 육성 보관되어 있다.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안에 세워졌다.     국가보훈처
백선엽 장군의 동상이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안에 세워졌다.    ⓒ국가보훈처

좋아하신 고사성어는 ‘상선약수’(上善若水·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인데 이는 ‘기동력 있게, 겸손하게 살고 싶다는 뜻’이라고 백 장군은 설명한 바 있다.  백선엽 장군은 지난 2020년 7월 10일 오후 11시 4분쯤 숙환으로 별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보면 후회할 기사
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