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단 목표, 금메달 5개로 종합순위 20위/
장애인과 비장애인 함께 올림픽 열린다는 뜻/
【뉴스제이】 배하진 기자 = 감동과 기적을 안겼던 또 한편의 파리올림픽 드라마가 시작된다. 전세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축제 파리 패럴림픽이 개막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오는 28일(현지시간·한국시각 29일 오전 3시) 개막해 9월 8일까지 12일간의 열전을 펼친다.
이번 대회는 183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회원국 중 182개 국가에서 4,000여 명의 선수단이 22개 종목에서 54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대회에는 척수장애, 절단 및 기타 장애, 시각장애, 뇌병변장애, 지적장애 선수들이 참가한다.
패럴림픽(Paralympics)은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패러플레지아(Paraplegia)의 파라(para)와 올림픽(Olympics)의 합성어다. 1989년 국제패럴림픽위원회가 설립된 이후부터는 올림픽과 '평행(Parallel)하게'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고, 올림픽과 나란히 열린다는 뜻을 담았다.
패럴림픽은 독일 출신 신경외과 의사인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의 주도로 시작됐다. 구트만 박사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척수장애를 얻은 영국 퇴역 군인들을 위한 스포츠 대회를 떠올렸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 맞춰 16명의 휠체어 선수가 참가한 양궁 대회를 열었고, 패럴림픽의 시초가 됐다. 스토크맨더빌에서 열던 대회는 종목이 다양해졌고, 점점 많은 나라 선수가 참가했다. 이를 계기로 1960년 로마에서 제1회 하계 패럴림픽이 열렸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같은 곳에서 열었다.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한 파리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을 개최한다.
지난달 24일 스토크맨더빌에서 채화된 성화는 12개로 나뉘어져 프랑스를 돈 뒤 28일 하나로 합쳐졌다. 개회식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진행된다. 센강에서 수상 개회식으로 진행된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 개회식은 패럴림픽의 상징 '아지토스'가 걸린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17개 종목 선수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을 포함한 17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골볼, 배드민턴, 보치아, 사격, 사이클, 수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조정, 카누, 탁구, 태권도, 트라이애슬론, 휠체어펜싱, 휠체어테니스에 출전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밝힌 우리 선수단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 20위다. 2012 런던 대회에서 12위에 올랐으나 2016 리우 대회에선 20위로 떨어졌다. 3년 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선 41위(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에 그쳤다.
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의과학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전력분석원, 연구사, 물리치료사를 파견했다. 아울러 파리 동남부 외곽 크레테유 지역에 현지 적응 및 컨디션 조절을 위한 사전캠프를 최초로 운영했다. 선수단에 1일 1회 한식을 제공할 급식지원단도 꾸렸다.
가장 많은 17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탁구는 도쿄 대회(금1, 은6 동6)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 남자 단식 주영대(Class1·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와 여자 단식 서수연(Class2·광주광역시청)이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주영대는 지난해 열린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관왕(남자 단식, 복식), 서수연은 3관왕(여자 단식, 복식, 혼합복식)을 차지했다.
사격에서도 금빛 총성이 기대된다. 지난 4월 열린 2024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에서 금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우승을 차지한 기세를 이어간다. 소총 간판 박진호(SH1C·강릉시청)와 권총의 조정두(SH1C·BDH파라스)가 기대를 모은다.
보치아는 10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보치아는 1988년 서울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매 대회 금메달 1개 이상을 따냈다. 다섯 번째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간판 정호원(BC3·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강선희(한전KPS)와 짝을 이룬 혼성 BC3 경기에서 금메달이 기대된다. 세계랭킹 2위인 태권도 남자 80㎏급 주정훈(K44·SK에코플랜트)도 금메달 후보다.
한국은 현재 1일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해 일본과 공동 18위에 올랐다. 메달은 효자종목, 보치아와 배드민턴에서 나왔다.
장애인 배드민턴 듀오 정재군(47·WH1·울산중구청)-유수영(21·WH2·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 열린 대회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의 마이젠펑-취쯔모 조에 세트 점수 0-2(10-21 12-2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