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제목 페러디/
삼대독자로 살아온 나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
'형님!' 소리에 내 삶의 영화는 '해피앤딩'/
【뉴스제이】 칼럼을 쓰기 위해 먼저 제목을 정하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칼럼 제목은 ‘웃긴 일, 말도 안되는 일, 어이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페러디한 제목입니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2008년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만주 서부영화'입니다. 만주를 배경으로 한 서부영화 스타일로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가 각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좋은 놈’ 정우성은 ‘현상금 사냥꾼’, ‘나쁜 놈’ 이병헌은 ‘마적단 두목’, ‘이상한 놈’ 송강호는 ‘열차털이범’입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대입되게 ‘웃긴 일, 말도 안되는 일, 어이없는 일’을 나누고 싶습니다.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한국영화를 보다가 ‘웃긴 일’ 나를 웃게 만든 ‘좋은 놈’을 만났습니다. 나는 한국 영화를 보면, 자막을 영어로 설정하고 봅니다, 영어 공부를 위해.
영화 장면은 두 젊은이가 누가 형이고 누가 선배인지 다투는 장면입니다. 덩치 큰 친구가 억양을 강하게 넣어 ‘한국 스타일’로 말합니다. “너 몇 살이야?” 나이 먼저 제어보는 ‘한국적 스타일’ 질문입니다. 미국이나 서양에는 없는 문화입니다.
그 순간 웃음이 나온 것은 자막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영어 자막은 “How old are you?”였습니다. 나이를 묻는 말은 맞지만, ‘한국 스타일’의 선후배 문화 뉘앙스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외국 사람은 ‘왜 이 상황에서 나이를 묻는거야’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다른 번역이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웃음이 나와 웃었습니다. 나를 웃게 만든 ‘웃긴 일’, ‘좋은 놈’입니다.
두 번째는 ‘말도 안되는 일’ 만났습니다. 핸드폰 요금은 자동이체를 해놓았기에 카드 내역을 잘 살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납부내역을 열어보았습니다. 이번달 청구요금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일정액이 인출되어야 하는데 '데이터 요금제' 가격이 갑자기 합해져 몇배의 요금이 많이 인출되었습니다.
나는 개인폰과 천국가신 어머니 번호를 승계 받아 신문사 용도 폰으로 사용하기에 두 개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데이터 요금제'를 추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은 폰에서 데이터 버튼을 끄고 있고, 심지어 통신사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 잠금’을 해놓았습니다. 모르던 것인데 안내센터에서 가르쳐 줘서 오랫동안 서비스를 시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통신사 대리점에서 ‘데이터 요금제’를 가입했고, 요금도 인출해 간 것을 알았습니다.
과거 인출 내용도 살펴보니, 중간중간 테이터 요금이 인출되어 있었습니다. 자동이체를 이용해 요금을 더 가져갔던 것입니다. 통신사 측에 항의(?)를 했더니, 이번 달은 요금을 조정해주겠답니다. 자동이체를 해놓으면 일반적으로 인출내용을 잘 살피지 않고, 영수증을 받는 것도 아니니 그 틈새를 이용한 것 같습니다. 내가 민감한 것은 내 카드가 아니고, 우리집 가장인 아내의 카드라서 더 그렇습니다. 아내가 가장 노릇하며 회사생활을 하는 입장이라서 그렇습니다. 자동이체를 해지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 ‘나쁜 놈’이 나타난 것입니다.
세 번째 ‘어이없는 일’도 경험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 택배서비스로 나에게 무언가를 보냈는데 나는 받은 적이 없는 ‘어이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앱을 설치하고 몇 달 전 과거 우체국 ‘받는 택배’ 기록을 테스트 삼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몇주일 전 나에게 무언가를 보낸 기록이 나왔습니다. 택배등기번호는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측에 누가 보냈는지 물었더니, '인수했다'는 전산기록이 뜨고, 보낸 사람은 개인정보라며 가르쳐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어이없는 일’, ‘이상한 놈’이 나타났습니다.
‘웃긴 일, 말도 안되는 일, 어이없는 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경험하면서 ‘세상이 이런 곳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후배에게 몇 년만에 전화를 했더니 “형님! 오랜만이에요”라고 큰 소리로 전화를 받아 주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삼대독자로 형제 없이 살아온 나에게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고 지인들을 가족과 친척처럼 마음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석에서 “형님! 동생!” 이런 스타일의 언어를 좋아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면 기쁨니다. 내가 ‘형님!’이라고 부르던 한 분이 사경을 헤매고 있어 기도하고 있습니다.
동생들과의 통화는 마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보고 나오면서, 유쾌한 좋은 마음을 가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 어이없는 일’을 경험했지만 모든 체증이 사라졌습니다. '형님!' 소리에 내 삶의 영화는 '해피앤딩'입니다.
“고마워 병철 동생! 고마워 세영 동생! 고마워 동환 동생!”
나관호 교수목사 (뉴스제이 발행인 및 대표 / 치매가족 멘토 / 시인, 작가, 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선정, '한국 200대 강사 / 미래목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한국교회언론회 전문위원 / 제자선교회 이사 / 지구촌기독교부흥선교협의회 공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