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티끌’ 보기보다, ‘자신 대들보’ 봐야/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변화 기회로 삼아야/
![신성욱 박사](/news/photo/202502/5972_15806_2557.jpg)
【뉴스제이】 옛날에 두 도둑이 재판을 받으러 판관 앞에 끌려왔다. 한 도둑은 소를 훔친 소도둑이고, 다른 도둑은 닭을 훔친 닭도둑이었다. 소 한 마리 값은 천 냥(兩)이고 닭 한 마리는 한 냥(兩)이었다. 간단한 도둑질 사건이라 판관은 쉽게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런데 평소 판관과 가깝게 지내던 소도둑은 자신을 잘 봐달라고 판관에게 8번에 걸쳐 8,000냥(兩)을 손에 쥐여주는 바람에, 재판이 있는 날 고민을 하던 판관은 먼저 닭도둑에게 물었다.
“피고는 어떻게 닭을 훔쳤나?” 닭 도둑은 “대문이 열려 있어 한 마리 잡아 나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판관은 “닭이 크게 소리 낼 텐데 어찌 잡았나?”라고 물었다. 닭 도둑은 “닭이 소리를 내기에 모가지를 꽉 잡고 숨을 못 쉬게 해서 잡았습죠.”
판관은 소도둑에게 다시 물었다. “피고는 어떻게 소를 잡았는가?” “저는 그냥 밧줄 있어서 그냥 밧줄만 잡고 나왔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까 소가 따라왔더라고요.”
드디어 판관이 판결을 내렸다. “소도둑은 밧줄만 잡은 거고 소는 제 발로 왔으니 무죄를 선고한다. 그리고 닭도둑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여 잡았으므로 도둑질 3년, 동물학대죄 3년 총 6년 징역을 선고한다.”
구경하던 방청객들은 멍해졌다. 위의 이야기는 LA에 사는 친구 목사님이 보내준 내용인데, 마치 요즘 판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몹시 씁쓸하다. 한낱 이야기 속에만 나오는 얘기가 아니기에 새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과거 미국에 사는 큰딸이 유수한 대학에 입학했다. 전공은 ‘영문학’이었다. 아빠가 영문학을 전공했으니 ‘부전여전’(父傳女傳)이라 할 수 있다. 딸이 입학한 학교는 미국 내 영문학 랭킹 1위를 하는 학교였다. 영문학 교수를 하려나 했더니, 로스쿨(Law School)에 들어가서 판사가 되기 위해 영문학을 전공하는 거라고 했다.
로스쿨에 들어가기 위해서 제일 적격인 전공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영문학’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학’이다. ‘드디어 집안에 처음으로 판사가 한 명 나겠구나!’라는 생각에 젖어 있었는데, 졸업할 무렵 대학원 진학을 위해 원서를 쓰는 걸 보니 로스쿨이 아닌 다른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너무 실망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판사가 되면 사람을 속여야 해서 고민 끝에 다른 전공으로 바꿨다고 했다.
딸의 대답에 나는 ‘판사가 무슨 사람을 속이냐? 말도 안 된다!’라며 크게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판사들은 성직자만큼 정직하고 의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 판사들을 보니 그때 딸이 왜 전공을 바꾸었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물론 판사가 되어서 진실되고 정직하게 판결을 내리면 된다. 모든 판사들이 잘못되거나 나쁜 판결을 내리는 게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다른 분야에서와 별 차이 없이 판사 세계에도 불법과 거짓과 어그러진 재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요즘 들어서 그런 사실을 아주 많이 목격하고 있다.
롬 13:4절은 하나님이 세상 재판관을 악을 행하는 자를 재판해서 그에 합당한 보응을 받게 하기 위한 ‘당신의 사역자’로 삼으셨다고 말씀한다. 그런 그들이 편파적이고 굽은 판결을 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선량한 국민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이해타산에 따라 판결을 내리려는 자들에겐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되도록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일에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 수만 있다면 ‘남의 티끌’을 보기보다는 ‘자신의 대들보’를 보고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변화하는 기회로 삼아나가면 좋겠다. 오늘 나부터 말이다.
신성욱 교수 (아신대 설교학 / 한국복음주의 실천신학회 회장 / 전 남가주한아름교회 담임 / 저서로는 『다 빈치 코드가 뭐길래?』, 『성경 먹는 기술』,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 『김창인 목사의 설교 세계』, 『인문학이 묻고 성경이 답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