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사이 중재자 ... ‘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
'가장 위대한 미국 전직 대통령’ 평가 받아/
【미국=뉴스제이】 케이티 나 & 에쉴리 나 통신원 =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 본명 James Earl Carter Jr.)가 12월 29일 오후 3시 45분경 100세의 나이로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Plains)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던 중 별세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자택에서 가족들이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천국으로 향했다는 지미 카터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장수한 인물로 남게 됐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자택에서 호스피스 간호를 받고 있었다. [참고기사 : 美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주님 만날 준비” [
카터 전 대통령의 아들 칩 카터(Chip Carter(는 “아버지는 저뿐 아니라 평화와 인권, 이타적 사랑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영웅”이라며 “저와 형제 자매들은 아버지와 같은 신념을 전 세계와 나눴다. 이런 공통의 신념으로 아버지를 기리는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나라 안팎의 어려움으로 재선에 실패했지만, 퇴임 후 평화 운동과 봉사 활동으로 ‘가장 위대한 미국 전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임 중에는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해 당시 한미동맹이 심하게 흔들렸으나,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북 사이 중재자로 나서면서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미 카터는 신실한 신앙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평생을 교회학교 교사로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쳤으며, 신앙을 기반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의 주거 문제를 돕는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활동에 앞장섰다. 그는 2001년 한국을 찾았을 당시 충남 아산 등에서 해비타트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카터는 1946년 7월 7일 고향 플레인스의 작은 교회에서 자신보다 세 살 어린 로잘린 여사와 결혼했다. 지난해 11월 로잘린 여사가 96세로 별세할 때까지 77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부부 슬하에는 3남 1녀의 자녀와 11명의 손주, 14명의 증손주가 있다. [참고기사 : 美 지미 카터 대통령 영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 별세 ]
한편, 1924년에 태어난 카터는 조지아주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자랐고, 미국 해군사관학교에 다녔다. 그는 중위로 복무했고, 나중에 조지아 상원의원 자리를 차지하여 정치적 명성을 얻었고, 1971년에는 주지사가 되었다. 그는 제럴드 포드(Gerald Ford)를 물리치고 297개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한 후 1977년에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 도서관에 따르면, 카터는 백악관 임기 동안 에너지 규제 완화에 힘썼고, 미국 교육부를 창설했으며,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평화 조약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에 서명했다. 그는 단 한 임기를 마치고 경제적 어려움과 국제적 위기에 직면한 후 퇴임했다.
